민주노총 4.24 총파업을 투쟁을 심화시킬 계기로 삼자

박근혜는 지금 노동시장 구조 개악과 공무원연금 개악을 시한까지 못박아 가며 필사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박근혜는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자본가들의 이윤을 보장해주고 싶어 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싶어 한다.

민주노총은 이런 박근혜를 멈추기 위해 4·24총파업을 결정하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총파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문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4·24총파업은 노동자들의 자발성이 충만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파업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조합원들이 2016년이나 2017년이 아니라 2015년에 당장 싸워야 한다는 지도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좌파지도부가 파업을 호소하고 있다. 진지한 활동가라면 파업을 진지하게 조직하면서 활동가들의사기저하를 극복하고 조합원들의 자발성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2008년 경제 위기이후 32번 총파업을 한 그리스에서도 시작은 노조 지도부가 위로부터 호소한 파업이었다.

그런 점에서 전교조가 2월 말 대의원대회에서 전 조합원 연가 투쟁을 결의한 것이 파업분위기를 확산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준 듯하다. 전교조가 다른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함께파업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전교조 활동가들이 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연가 투쟁 조직과 민주노총 총파업을 연결시키는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도 3월 초부터 전국 순회를하고 있고, 특히 한상균 위원장은 울산 현대차공장을 돌며 간담회를 열고 파업 동참을 호소했다. 또, ‘민주노총 총파업 실천단’이 지역과 단위 작업장 수준에서 결성돼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4·24총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곳은 전교조를 비롯해 금속, 건설, 교육공무직본부,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민주연합노조, 보건의료노조다. 이런 활동들 덕분에 파업에 미온적인 노조 지도자들도 4월 파업에 어떤 수준으로라도 동참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듯하다. 언론들도 세월호 참사 1주년과 맞물려 민주노총 파업이 ‘박근혜 4월 위기’를 낳을 수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도약대

물론 4월 24일 하루 파업으로 박근혜를 굴복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4·24총파업이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4·24파업이 큰 규모로 조직될수록 그 뒤 벌어질 부문별 투쟁들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런 투쟁들을 더 심화시켜 하반기에는 노동조합법 개정을 위한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투쟁들이 잘 되려면 4월 파업이 힘 있는 도약대가 돼 줘야 한다. 즉, 더 많은 노동자들이, 더 많은 부문들이 4월 파업에 참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배자들의 이간질과 각개격파 시도에 맞서야 한다. 지배자들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정규직과 비정규직, 공무원연금과 국민연
금,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가 서로 반목하며 단결하지 못하게 하는 전술을 사용한다.

따라서 활동가들은 청년 실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이 마치 정규직 노동자들의 ‘과보호’ 탓인 양 몰아가는 정부의 선동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정규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을 꾀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비정규직 확대 반대를 분명하게 요구하며 파업에 동참하는 것은 통쾌한 반박이 될 것이다.

끝으로, 4월 파업이 단발성 파업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투쟁의 도약대로 삼아 그다음 투쟁을 발전시켜 나가자.


*”벌떡교사들” 25호에 기고한 글입니다.